카타르 대학교 아랍어 프로그램의 기초반 수업은 파닉스와 알파벳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랍어를 쓰고 읽는 것도 버겁다면 카타르대학교 아랍어 프로그램의 첫 수업부터 패닉이에요. 최소한 단어를 보고 소리라도 낼 줄 알아야 하고 가능하다면 아주 기초 질문은 알아들을 정도로 준비가 되길 추천해요. 저의 경우는 레벨테스트 볼 때, 그림 그리고 나왔어요. 글씨를 그림처럼 썼다는 게 아니라 진짜 그림 그리고 나왔습니다...
1.
너는 누구니? = Who are you? = من أنت؟
나는 OOO입니다. = I am OOO. =. OOO أنا
2.
너의 이름은 무엇이니? = What is your name? = ما اسمك؟
나의 이름은 OOO 입니다. = My name is OOO =. OOO اسمي
예를 들어, 1번과 2번을 놓고 비교하면 소유격이 들어간 2번까지도 어렵다면 괜찮아요. 배울 예정이니까... 1번을 활용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며, 더 나아가 여성/남성을 구분하여 읽는 방법도 알면 좋겠지만 그것도 이해가 안 된다면 괜찮아요. 모두 배울 예정이니까요. 하, 지, 만 막상 학기가 시작되면 숨을 쉴 수 없이 수업 진행 속도가 빨라서 너무 버거워요.
사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충실하게 수업을 따라온 학생들은 최소한 여행하면서 의사소통은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스스로에게 아쉬움도 남아요. 2학기 수업은 토론 수업과 프레젠테이션 발표수업으로 진행됩니다
(학생비자 만료되기 전까지 피할 수 없는 고통의 연속)
첫 수업을 돌이켜 보면 아주많이 배려해주셔서 소리 나는 대로 읽을 수 있도록 몇 가지 문장을 배울 수 있어요. 그 와중에 배움에 열의가 있는 학생들은 심화 질문을 하는데, '여긴 어디 나는 누구'의 매너리즘에 빠지는 정도가 70~80프로는 되는 것 같아요.
수업은 크게 말하기(듣기)수업과 문법(쓰기) 수업 두 개로 나뉘며, 수업에 따라 지정 교수님이 총 두 분 계십니다. 말하기+듣기 수업에서는 활동적인 게임도 하고 영상을 보며 듣기 연습도 하고 옆사람과 대화하는 수업이에요. 문법+쓰기 수업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문법을 배워요. 그리고 간단한 단어를 활용해서 글쓰기 연습을 해요. 물론 많은 글들을 읽으면서 해석도 해야 하고 글짓기 과제도 많아서 공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기본적으로 주교재는 [알키탑]으로 아랍어 전공자들은 대부분 아는 유명한 책이에요. 추가로 교수님들께서 방대한 자료들을 주셔서 [알키 탑] 책은 거의 단어 외우기 용으로 사용해서 책을 뜯어 단어만 줄줄 외웠던 기억이 나네요.
공책을 살펴보니 대략 위의 내용들이 1학기 수업내용에 포함되어 있어요. 저는 한국어로 아랍어를 배우지 않아서 어떻게 표현하는지 몰라 영어 문법 기준으로 작성해놓았으니 참고만 하세요.
- 숫자 (서수, 기수): 시간읽기, 층수 읽기, 개수 세기, 가격 읽기
- 시간 표현: 오늘, 어제, 내일 등
- 달력 읽기
- 장소 전치사: ~로부터, 위에, 앞에, 옆에 등
- 나라 이름
- 형용사: 날씨, 기분, 색,
- 소유격: 나의~, 너의~, 그녀의~ 등
- 태양 문자 / 월 문자: '알' 붙이기
- 주어
- 동사 (동사변화)
- 부정문
- 의문문
- 단수 / 복수
- 수 일치
- 성별 일치
- 정관사 / 부정관사
- 주제별 단어 (가족, 학교, 일반동사, 부사, 접속사,
- 시제 (과거, 현재, 미래, 현재 진행형)
- 목적격
- To 부정사
사실 크게 생각해보면 영어 기초 수업에서 필요 요소를 배우듯이 아랍어로 배우는 격인데, 규칙이 있으면서도 변수가 너무 많은 점이 아랍어와 빨리 친해질 수 없게 만들어요. 문장을 말하고 싶어도 성별, 단복수, 주격, 소유격, 목적격 위치에 따라 소리도 다 변하고, 읽어보려고 해도 단어에 모음 표시를 붙이지 않으면 정확한 소리를 모르니 꼭 외우고 공부하는 반복연습이 필수예요.
첫 아랍어 수업 일주일 동안은 놀러 다니는 게 일상이에요. 교내 식당에는 신라면이 파는 걸 보고 신기해하고, 옆동네 조지타운대학교와 카네기멜론 대학교에 둘러보며 모던한 시설과 자유로운 옷차림에 감탄하며 사진을 무한대로 찍어요.
외박계를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초반에는 통금시간 전에 기숙사에 들어가서 아랍어 숫자 또는 명사 단어 외우며 하루를 보내요. 그리고 시차 적응이 어려워서 낮잠을 자고 나면 저녁에 관광지 둘러보면서 맛집 탐방하러 다녀요. 그리고 35도는 거뜬한 외부 날씨와 18도로 맞춰놓는 내부 온도에 적응을 못해서 4계절 옷을 다 들고 다니는 건 일상이에요. 온도 차이는 1년이 되어가도 적응하기 쉽지 않더군요.
오늘도 시간 내어 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아직도 비즈니스를 다룰정도의 실력도 안되며 제가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글이니 내용에 오류나 조언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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